절기는 양력 기준이다. 이 참에 음력이라는 오해는 거두자. 대부분의 명절을 음력으로 쇠다 보니 그 영향이 큰 듯하다. 절기란 365일을 보름 간격으로 나눠 24등분 하고 각 꼭지마다 명칭을 붙여 만든 것이다. 동지를 기준으로 한다.
절기는 한 달에 2개씩 자리 잡는다. 초순에(4~8일 사이)한 개가 들어가고 중순에(19~23일 사이)나머지 한 개가 차지한다. 예를 들면 이렇다. 올해 경우 3월 6일이 경칩이고, 3월 21일 춘분이다. 보름 간격이다. 12달을 이런 방식으로 쪼갠다. 해마다 하루 이틀쯤 차이 나는 건 일 년이 365일이기 때문이다.
절기는 크게 네 뭉치로 나눌 수 있다. 기절기, 입절기, 교절기, 극절기로 구분하는 거다. 이렇게만 정리해도 이해하기 쉬워진다.
봄 절기(2월~4월)는 입춘, 우수, 경칩, 춘분, 청명, 곡우가 있다. 이 시기에는 잎채소와 감자, 강낭콩과 완두콩을 파종한다.
여름 절기(5월~7월)는 입하, 소만, 망종, 하지, 소서, 대서가 포함된다. 고추, 토마토, 가지 등의 열매채소와 참깨, 들깨, 백태, 서리태를 뿌린다.
가을 절기(8월~10월)는 입추, 처서, 백로, 추분, 한로, 상강이다. 처서 즈음에 배추, 무, 갓, 쪽파를 심고 상강 전후로 마늘과 양파를 심는다.
겨울 절기(11월~1월)는 입동, 소설, 대설, 동지, 소한, 대한이다. 노지 경작은 어렵다. 땅도 농부도 휴식기간이다.
도시농업활동가로써 농부시인이라는 호칭을 훈장처럼 달고 싶어 하면서 이백 평 밭에서 땅심을 밑천으로 농사짓는 걸 자랑하고 다닌다. 그 곳이 일터 겸 놀이터고 배우터면서 쉼터다. 글감을 일구는 곳이기도 하다.
일노배쉬라는 신조어를 직조하여 그 외연을 일상 전반으로 넓혀가고 있다. 일노배쉬란 ‘일하는 듯 노는 듯, 배우면서 쉬면서’의 앞 글자 모음이다.
땅심으로 키운 채소의 향미를 온 몸 구석구석에 채우는 나날을 희망한다. 흙이 살아 있는 텃밭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하다.